마트 바닥에 드러누워 우는 아이, 원하는 걸 안 사주면 소리 지르는 아이. 그 순간 주변 시선이 느껴지면 얼굴이 화끈거리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거다. 나도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서 ‘이때 뭘 먼저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찾아보면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
떼쓰기는 영유아기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꽤 흔하게 나타나는 행동이고, 아이의 감정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부모가 그 순간에 어떤 순서로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떼쓰기, 왜 생기는 걸까
보통 만 1세 반에서 3세 사이에 떼쓰기가 두드러지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 아이들은 자기 욕구와 의지가 생기는데, 그걸 말로 표현하는 능력은 아직 따라가지 못한다. 그 간극에서 좌절감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좀 더 큰 아이, 예를 들어 5~7세 정도가 되어도 떼를 쓰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단순히 언어 능력의 문제라기보다 감정 조절 연습이 아직 충분하지 않거나, 이전에 떼를 썼을 때 원하는 걸 얻은 경험이 반복된 경우일 수 있다.
중요한 건, 떼쓰기 자체가 ‘나쁜 아이’의 신호는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마다 기질과 발달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나이라도 표현 방식이 전혀 다를 수 있다.
떼쓸 때 대처 순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동 발달 관련 공공 교육 자료나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안내하는 내용을 종합해 보면, 대략 이런 흐름을 권하는 편이다. 물론 아이 성향에 따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수 있으니 참고 수준으로 보면 좋겠다.
1단계: 부모가 먼저 멈추기
아이가 소리를 지르거나 울기 시작하면, 본능적으로 즉각 반응하게 된다. 화가 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이 순간 부모가 같이 목소리를 높이면 상황이 더 격해지는 경우가 많다.
일단 심호흡 한 번. 3~5초 정도만 아무 말 없이 멈춰 보는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게 의외로 큰 차이를 만든다. 부모가 차분한 상태를 유지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2단계: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 주기
훈육보다 앞서야 할 게 있다. 아이의 감정을 언어로 반영해 주는 것이다.
“그게 갖고 싶었구나.” “안 돼서 속상했구나.” 이렇게 짧고 담담하게 아이의 마음 상태를 말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흥분이 한 단계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 아이 입장에서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구나’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감정을 읽어 준다고 해서 요구를 들어주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공감과 허용은 다르다.
3단계: 기준은 흔들리지 않게
감정은 받아줬으니, 이제 행동의 선은 명확하게 알려 줄 차례다.
“네가 속상한 건 알겠어. 그런데 지금 이건 살 수 없어.” 이런 식으로 감정 인정 + 행동 기준 제시를 한 문장 안에 담는 방식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부모가 흔들리는 순간, 아이는 ‘더 크게 울면 되는구나’를 학습하게 될 수 있다. 물론 매번 완벽하게 일관성을 지키기란 정말 어렵다. 하지만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한 번 정한 기준은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게 도움이 된다.
4단계: 안전한 환경에서 감정이 가라앉을 시간 주기
아이가 여전히 울고 있다면, 억지로 그치게 하려 하기보다 안전한 공간에서 울음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도 방법이다. 공공장소라면 일단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게 현실적이다.
“울음이 멈추면 이야기하자”라고 짧게 말해 두고, 옆에 있되 계속 말을 걸지 않는 방식이다. 아이에게 스스로 진정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셈이다.
5단계: 진정된 후에 짧게 이야기 나누기
울음이 그친 다음이 진짜 훈육의 타이밍이다. 감정이 폭발하는 중에는 어떤 말도 아이 귀에 들어가기 어렵다.
차분해진 후에 “아까 왜 그랬을까?” “다음에는 어떻게 말해 볼까?” 정도로 짧게 대화를 나눠 보는 것이다. 긴 설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많고, 아이 연령에 따라서는 한두 문장이면 충분하다.
이건 피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가 많은 방법들
훈육 방법에 정답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이 주의를 권하는 것들이 있다.
- 체벌이나 위협적인 말 — “맞을래?” “버리고 간다” 같은 표현은 순간적으로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아이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꾸짖기 — 부모도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이지만, 아이의 자존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 무시하거나 냉담하게 돌아서기 — ‘관심을 끊는 것’과 ‘아이를 무시하는 것’은 다르다. 옆에 있되 반응을 최소화하는 것과, 완전히 등을 돌리고 모른 체하는 것은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다를 수 있다.
- 감정이 터진 순간에 길게 설명하기 — “네가 왜 이러면 안 되는지 아빠가 말해 줄게…”로 시작하는 긴 이야기는 아이가 흥분 상태일 때는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떼쓰기가 유독 심하거나 오래 지속될 때
대부분의 떼쓰기는 발달 과정의 일부이고,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전문가 상담을 고려해 보는 게 좋다.
- 만 4세 이후에도 떼쓰기 빈도와 강도가 줄어들지 않는 경우
- 자해 행동(머리를 벽에 박는 등)이 동반되는 경우
- 일상생활(어린이집, 식사, 수면 등)에 지장이 클 정도인 경우
- 또래 관계에서 갈등이 심하게 반복되는 경우
아이마다 상태와 발달이 다르므로, 구체적인 증상이나 케어 방법은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영유아 건강검진(생후 4개월부터 만 6세까지 무료로 받는 정기 검진) 시 발달 평가 항목이 포함되어 있으니, 검진 결과를 활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자주 궁금해하는 것들
Q. 떼쓸 때 안아 주면 버릇이 나빠지는 건 아닌가요?
감정이 격한 상태의 아이를 안아 주는 것은 요구를 들어주는 것과 다르다. 안아 주되 기준은 유지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속상하지. 안아 줄게. 그런데 이건 오늘 살 수 없어”처럼 두 가지를 함께 전달하는 것이다. 다만 아이 기질에 따라 안기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Q. 타임아웃(잠시 분리시키기)은 효과가 있나요?
타임아웃을 권하는 관점도 있고, 최근에는 ‘타임인(time-in)’이라고 해서 아이 곁에 함께 있으면서 진정을 돕는 방식을 권하는 흐름도 있다. 어느 쪽이 맞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아이 연령과 기질에 따라 적합한 방법이 다를 수 있다.
Q. 형제가 있는 경우, 한 아이가 떼쓸 때 다른 아이는 어떻게 하나요?
다른 아이에게 “동생이 지금 화가 났대. 잠깐만 기다려 줄 수 있을까?” 정도로 상황을 설명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떼쓰는 아이에게만 관심이 쏠리면 다른 아이가 소외감을 느낄 수 있으니, 상황이 정리된 후 다른 아이에게도 짧게 관심을 표현해 주면 좋다.
Q.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떼를 심하게 쓴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정과 기관에서의 행동이 다를 수 있는데, 양쪽에서 모두 떼쓰기가 심하다면 담임 교사와 소통하면서 일관된 대응 방향을 맞춰 보는 게 도움이 된다. 필요하다면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부모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으니 거주 지역 센터에 문의해 볼 수 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발달·교육 정보를 정리한 글입니다.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성향이 다르므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소아과 또는 발달 전문 기관에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받을 수 있는 곳:
- 영유아 발달 정밀검사 (영유아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안내)
- 육아종합지원센터 (지자체별 운영)
-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 central.childcare.go.kr
- 보건복지상담센터: 국번 없이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