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미분류 2026년 06월 05일 · 읽기 8분

18개월 아기 말이 느린 것 같을 때, 언어발달 어디까지 지켜봐도 될까

18개월 아기 언어발달이 느린 것 같아 걱정될 때, 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와 전문 상담이 필요한 신호, 일상 속 언어 자극 방법까지 정리했습니다.

아기가 18개월쯤 되면 주변에서 슬슬 물어보기 시작한다. “우리 애는 벌써 엄마 아빠 말하는데, 너희 아이는?” 놀이터에서, 문화센터에서, 명절 자리에서. 비교할 생각은 없었는데 자꾸 귀에 들어오면 마음이 흔들린다. 분명 잘 놀고 잘 먹고 건강한데, 말만 좀 느린 것 같아서 검색창에 ’18개월 말 느림’을 입력하게 되는 그 마음. 충분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먼저 짧게 정리하면, 18개월 전후 언어발달은 아이마다 차이가 상당히 큰 시기이고, 단어 수만으로 발달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말 외에 다른 의사소통 행동까지 함께 살펴보면 지금 지켜봐도 되는 상황인지,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면 좋을 상황인지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마다 상태와 발달이 다르므로, 구체적인 증상이나 걱정되는 부분은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18개월 언어발달, 보통 어느 정도일까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영유아 건강검진(생후 4개월부터 만 6세까지 무료로 받는 정기 검진) 문진표를 보면, 18개월 전후 시기에 확인하는 언어 관련 항목들이 있다. 대략적인 흐름만 참고하자면 이런 모습들이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편이다.

  • 의미 있는 단어를 몇 개 사용하기 시작하는 시기
  • ‘엄마’, ‘맘마’, ‘이거’ 같은 짧은 말이 나오는 경우가 많음
  • 말은 아직 적더라도 손가락으로 원하는 것을 가리키거나, 고개를 끄덕이거나 흔드는 제스처가 보임
  • 간단한 지시를 알아듣는 모습 — 예를 들어 “신발 가져와” 같은 말에 반응

여기서 중요한 건, 단어 수 자체보다 아이가 소통하려는 의도가 있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다. 말은 느리더라도 눈을 맞추고, 표정으로 반응하고, 뭔가를 가리키며 부모에게 알리려는 행동이 있다면 언어가 조금 늦게 트이는 경우일 수 있다. 반면 소통 시도 자체가 거의 없다면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집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

병원에 가기 전에 부모가 일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항목들이 있다. 아래 내용은 영유아 건강검진 문진표나 공인된 발달 선별 도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하는 영역들을 정리한 것이다. 진단 도구가 아니라 “이런 부분을 관찰해 보세요”라는 참고용 목록이니 편하게 살펴보자.

표현 언어 (아이가 내는 말)

  • 의미를 담아 쓰는 단어가 있는가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도 특정 대상을 가리키며 일관되게 쓰는 말이면 단어로 볼 수 있음)
  • 옹알이나 소리 내기가 다양한가 — 여러 모음과 자음 조합이 나오는지
  • 부모의 말을 따라 하려는 시도가 보이는가

수용 언어 (알아듣는 것)

  •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는가
  • “안 돼” “줘” 같은 간단한 말에 반응하는가
  • 그림책에서 “강아지 어디 있어?” 하면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쳐다보는가

비언어적 소통

  •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가
  • 부모 얼굴을 보며 표정을 살피는가
  • 뭔가 재미있는 걸 발견하면 부모를 쳐다보며 공유하려는 행동이 있는가 (공동주의라고 부름)
  • 간단한 몸짓 — 바이바이, 까꿍, 고개 끄덕이기 — 을 하는가

위 항목에서 수용 언어와 비언어적 소통 쪽이 대체로 잘 되고 있는데 표현 언어만 좀 느리다면, 흔히 말하는 ‘말이 늦게 트이는 아이(late talker)’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잡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용 언어나 소통 의도 자체가 부족해 보인다면, 조금 이른 시기에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언어발달이 걸렸을 때

영유아 건강검진 결과 ‘추적 검사 필요’나 ‘정밀 평가 권고’가 나오면 깜짝 놀라는 부모가 많다. 그런데 이 결과가 바로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선별검사는 그물을 넓게 치는 성격이라, 조금이라도 확인이 필요한 경우를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검진에서 언어 쪽 항목이 걸렸다면 보통 이런 흐름으로 진행되는 편이다.

  1. 소아과 진료 — 검진 결과지를 가지고 소아과에 방문하면, 의사가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 상태를 살펴본 뒤 추가 평가가 필요한지 판단해 준다.
  2. 발달 정밀검사 — 필요한 경우 발달 정밀검사를 받을 수 있다. 영유아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무료로 지원되는 정밀검사가 있으니 검진 기관이나 보건소에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3. 언어 상담 또는 치료 연결 — 정밀검사 결과 언어 자극이나 치료가 권고되면, 언어재활사와의 상담으로 이어진다. 지역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관련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이 몇 달 걸리기도 해서, 걱정이 된다면 건강검진 시기를 기다리지 않고 소아과에 먼저 가 보는 것도 방법이다. 검진 시기가 아니어도 상담은 언제든 가능하다.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것들

전문가 상담과 별개로, 일상에서 아이의 언어 자극을 자연스럽게 늘려주는 방법이 있다.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냥 함께 지내는 시간 속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다.

  • 아이가 보고 있는 것에 말 붙여주기 — 아이가 고양이를 쳐다보고 있으면 “고양이다, 고양이 지나가네” 하고 짧게 말해주는 식. 아이의 관심을 따라가는 게 포인트다.
  • 일상 루틴을 말로 중계하기 — 밥 먹을 때 “숟가락 들자, 밥 먹자”, 기저귀 갈 때 “기저귀 갈자, 뒤집어 볼까” 같은 짧고 반복적인 말
  • 아이가 소리를 내거나 옹알이를 하면 반응해주기 — 같은 소리를 따라 하거나 “그래? 그랬어?” 하며 대화하듯 호응
  • 그림책 읽기 — 꼭 글자를 다 읽을 필요 없이 그림을 가리키며 이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

TV나 영상 노출을 줄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을 텐데, 이건 영상 자체가 나쁘다기보다 일방적인 소리 자극이 양방향 소통을 대체하면 아이가 소통 경험을 쌓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상을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함께 보면서 말을 걸어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빨리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대부분의 경우 18개월에 말이 좀 느린 것은 시간이 해결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모습이 겹쳐서 보인다면, 조기에 전문가 의견을 듣는 것이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마음 편한 선택이 될 수 있다.

  • 이름을 불러도 거의 돌아보지 않는 경우
  • 눈 맞춤이 현저히 적은 경우
  • 가리키기(포인팅) 제스처가 전혀 없는 경우
  • 이전에 나오던 말이나 옹알이가 줄어드는 경우
  • 또래 아이들과 비교가 아닌, 아이 자신의 이전 모습과 비교했을 때 퇴행이 느껴지는 경우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고 바로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확인은 빠를수록 좋은 편이고, 설령 아무 문제가 없더라도 상담을 받고 나면 부모가 안심할 수 있다. 괜히 갔다 온 게 아니라, 안심을 사 온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주 궁금해하는 것들

Q. 18개월인데 ‘엄마’도 안 해요. 늦은 건가요?

통상적으로 12~18개월 사이에 첫 단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에 따라 20개월 넘어서 말문이 트이기도 한다. ‘엄마’라는 특정 단어 유무보다는 소통 의도가 있는지, 소리 내기를 시도하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Q.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언어 쪽이 걸렸는데 꼭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강제는 아니지만, 무료로 지원되는 정밀검사가 있다면 받아보는 편이 좋다. 문제가 없으면 안심할 수 있고, 조기 개입이 필요한 경우라면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은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Q. 두 가지 언어를 쓰는 환경이면 말이 늦을 수 있나요?

이중 언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는 각 언어의 어휘가 단일 언어 환경 아이보다 느리게 쌓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두 언어를 합산하면 비슷한 수준인 경우도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걱정이 된다면 소아과에서 한번 확인해 보는 것을 권한다.

Q. 언어치료는 몇 살부터 가능한가요?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만 2세 전후부터 언어 자극 프로그램이나 부모 교육 형태로 시작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거주 지역의 육아종합지원센터나 보건소에 문의하면 이용 가능한 기관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발달·교육 정보를 정리한 글입니다.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성향이 다르므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소아과 또는 발달 전문 기관에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받을 수 있는 곳

  • 영유아 발달 정밀검사 — 영유아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무료 지원 가능
  • 육아종합지원센터 — 지자체별 운영, 발달 상담·부모 교육 프로그램 제공
  •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 central.childcare.go.kr
  • 보건복지상담센터: 국번없이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