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과자를 사달라며 바닥에 드러눕는 아이. 신발을 신기 싫다고 현관에서 울며 버티는 아이. 놀이터에서 집에 가기 싫다며 소리를 지르는 아이.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지 자책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떼쓰기는 영유아 시기에 아주 흔하게 나타나는 행동이고, 아이가 자기 감정을 아직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떼를 쓴다고 해서 ‘우리 아이만 유독 심한 건 아닌가’ 걱정하기보다는, 이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게 도움이 됩니다.
아이마다 상태와 발달이 다르므로, 떼쓰기가 지나치게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어 걱정이 된다면 소아과 전문의나 발달 전문 기관에 상담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아이는 왜 떼를 쓰는 걸까
떼쓰기를 다루려면 먼저 왜 그런 행동이 나오는지를 이해하는 게 먼저입니다. 영유아기 아이들은 자기 욕구는 뚜렷한데, 그걸 말로 전달하는 능력은 아직 부족합니다. ‘나는 이걸 하고 싶은데 왜 안 되는 거지?’ 하는 좌절감이 울음이나 소리, 몸으로 표현되는 거죠.
보통 만 1세 반에서 3세 사이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이 시기를 흔히 ‘미운 세 살’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4~5세, 심지어 초등 저학년까지도 상황에 따라 떼쓰기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아이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 먼저 기억해 두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떼쓰기가 잦아지는 상황을 보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 배고프거나 졸릴 때 — 기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감정 조절이 더 어려워집니다
- 원하는 것을 거절당했을 때
-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상황이 안 될 때
- 관심을 끌고 싶을 때
- 환경이 갑자기 바뀌었을 때 (동생 출생, 이사, 어린이집 적응기 등)
떼쓸 때 부모가 먼저 할 일
아이가 격하게 울고 소리 지를 때, 부모도 사람인지라 감정이 올라옵니다. 그런데 이 순간 부모가 같이 흥분하면 상황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만, 부모가 먼저 한 박자 쉬는 것이 출발점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몇 가지 방법이 일반적으로 권해지는 편입니다.
- 일단 심호흡 — 속으로 셋까지 세고, 내 목소리 톤부터 낮춥니다. 아이 앞에서 화를 참는 게 아니라, 차분한 상태에서 대응하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주기 — “과자 먹고 싶었는데 안 된다고 하니까 속상했구나” 이렇게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말로 대신 표현해 주는 겁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 격한 감정이 좀 누그러지기도 합니다.
- 행동의 한계는 분명히 — 감정은 인정하되,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기준은 유지합니다. “속상한 건 알겠는데, 지금은 과자 살 수 없어” 이런 식으로요.
이게 처음부터 잘 되는 부모는 거의 없습니다. 반복하다 보면 점점 요령이 생기고, 아이도 조금씩 패턴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상황별로 달라지는 대처 방법
떼쓰기라고 다 똑같진 않습니다. 장소나 상황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흔한 몇 가지 경우를 정리해 봤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떼쓸 때
마트, 식당, 대중교통. 주변 시선이 느껴지면 부모 입장에서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이럴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조용히 해!” 하고 큰 소리를 내거나, 빨리 상황을 끝내려고 아이 요구를 들어주는 겁니다.
가능하다면 아이를 데리고 잠시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차로 돌아가거나 조용한 구석으로 이동해서 아이가 진정될 시간을 주는 거죠. 그 자리에서 긴 설명을 하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자리에서 떼쓸 때
“안 잘 거야!” 하며 버티는 경우, 졸리면서도 자기 싫은 복잡한 감정이 섞여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자야지!” 하고 재촉하기보다, 수면 루틴(양치 → 그림책 한 권 → 불 끄기 같은 순서)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향이 권해집니다. 루틴이 자리 잡으면 떼쓰기 자체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제자매 갈등으로 떼쓸 때
동생이 자기 장난감을 만졌다며 우는 상황 같은 거죠. 이런 경우에는 한쪽 편을 들기보다 양쪽 감정을 모두 인정해 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네 장난감인데 동생이 만져서 화났구나. 동생은 같이 놀고 싶었던 거야.” 이런 식으로요.
훈육할 때 피하면 좋은 것들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감정이 격한 순간에 긴 설교 — 아이가 울면서 소리 지르는 중에 “왜 그러면 안 되는지” 길게 설명해도, 그 순간 아이 귀에 들어가는 건 거의 없습니다. 설명은 아이가 진정된 후에 짧고 명확하게 하는 편이 낫습니다.
- 체벌이나 위협 — “때릴 거야”, “두고 가 버린다” 같은 말은 단기적으로 울음을 멈추게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 무조건 무시하기 — ‘떼쓰면 무시하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도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관심 끌기 목적의 가벼운 떼에는 적당한 거리두기가 효과적일 수 있지만, 아이가 정말 힘들어서 우는 건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 일관성 없는 대응 — 어제는 안 된다고 했다가 오늘은 떼쓰니까 들어주면, 아이는 ‘더 세게 떼쓰면 된다’고 학습할 수 있습니다. 기준을 정했으면 되도록 일관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떼쓰기, 언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할까
대부분의 떼쓰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소아과나 발달 전문 기관에 한번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을 권하는 편입니다.
- 만 4세가 넘었는데 떼쓰기의 빈도나 강도가 줄지 않고 오히려 심해지는 경우
- 떼를 쓸 때 자해(머리 박기, 자기 얼굴 때리기 등)가 동반되는 경우
- 또래 관계나 어린이집·유치원 적응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경우
- 언어 발달이 또래에 비해 많이 느리면서 떼쓰기가 심한 경우
영유아 건강검진(생후 4개월부터 만 6세까지 무료로 받는 정기 검진) 결과에서 발달 관련 소견이 있었다면, 정밀검사를 연계해 볼 수도 있습니다.
떼쓰기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거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매번 쉬운 건 아니죠. 오늘 한 번 잘 안 됐다고 자책할 필요 없습니다. 내일 다시 해보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떼쓸 때 아이를 안아줘도 되나요?
아이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안아주면 빨리 진정되는 아이도 있고, 몸을 만지면 더 격해지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가 안기는 걸 받아들인다면 조용히 안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Q. “타임아웃”은 효과가 있나요?
정해진 장소에 잠시 앉혀두는 타임아웃 방식은 아이 연령과 상황에 따라 효과가 다릅니다. 너무 어린 아이(만 2세 미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고, 적용하더라도 벌의 개념보다는 ‘감정을 가라앉히는 시간’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Q. 떼를 많이 쓰는 아이는 성격이 예민한 건가요?
꼭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질적으로 감정 표현이 강한 아이도 있고, 특정 시기나 환경 변화 때문에 일시적으로 심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에 지장이 크다면 전문가 상담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발달·교육 정보를 정리한 글입니다.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성향이 다르므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소아과 또는 발달 전문 기관에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영유아 발달 정밀검사 (영유아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연계 가능)
- 육아종합지원센터 (지자체별 운영)
-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 central.childcare.go.kr
- 보건복지상담센터: 국번없이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