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장난감 하나를 두고 울음이 터지고, 간식을 나눌 때도 누가 더 많이 받았느냐로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같은 걸 줬는데 왜 또 싸우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한쪽에서 “엄마는 맨날 동생만 편들어!”라는 말이 날아옵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장면을 하루에 몇 번씩 겪다 보면, 대체 형제자매 싸움은 어떻게 줄일 수 있는 건지, 첫째 둘째를 공평하게 대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지 고민이 깊어지기 마련입니다.
먼저 짧게 답을 드리자면, 형제자매 간 갈등 자체는 아이들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부분이고,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부모가 개입하는 방식과 평소 관계를 다루는 태도에 따라 갈등의 빈도와 강도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제자매 싸움, 왜 이렇게 자주 일어날까
아이들이 싸우는 이유는 어른 눈에 사소해 보여도 아이 입장에서는 꽤 절실합니다. 몇 가지 흔한 원인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 부모의 관심 경쟁 — 특히 영유아기에서 초등 저학년 사이 아이들은 부모의 시선과 애정을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느끼는 편입니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관심이 나뉘는 경험을 첫째가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소유 개념의 발달 — 만 2~4세 무렵 ‘내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장난감, 자리, 음식 등을 놓고 충돌이 잦아집니다.
- 감정 조절 능력의 미숙 — 아이마다 다르지만,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도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보다 몸이나 울음으로 먼저 반응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 비교 경험 — “형은 잘하는데 너는 왜 그래” 같은 말을 직접 듣지 않아도, 아이는 칭찬의 빈도나 혼나는 횟수를 나름 세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나면, 싸움 자체를 문제 행동으로만 볼 게 아니라 아이가 보내는 신호로 읽어볼 여지가 생깁니다.
첫째 둘째 공평하게 대하기, ‘똑같이’가 아니라 ‘각자에 맞게’
공평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오해를 낳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같은 장난감을 사주고, 같은 시간만큼 안아주고, 같은 칭찬을 하면 공평한 걸까요? 막상 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금방 느끼게 됩니다.
나이도 다르고 성향도 다른 두 아이에게 동일한 대우를 하면, 오히려 한쪽이 불만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섯 살 아이에게 필요한 관심의 형태와 여덟 살 아이에게 필요한 관심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접근
- 일대일 시간 만들기 — 짧더라도 좋습니다. 한 아이와만 보내는 시간이 따로 있으면 아이는 “나도 중요한 존재구나”라고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10분이라도 다른 아이 없이 대화하거나 함께 뭔가를 하는 시간이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 필요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 — “동생은 아직 어리니까 이건 도와줘야 해” 같은 설명을 첫째에게 해줄 때, 동시에 첫째만 누릴 수 있는 특권(조금 늦게 자기, 부모와 둘만의 외출 등)도 함께 주는 식입니다.
- 감정에 이름 붙여 주기 — “동생이 네 블록 망가뜨려서 화났구나”처럼 감정을 대신 말해 주면, 아이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구나’라는 안도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바로 감정 코칭이라고 불리는 방식인데, 아이 성향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 비교 언어 줄이기 — “누나처럼 해봐”, “동생은 잘하는데” 같은 표현은 의도와 상관없이 아이에게 비교로 들릴 수 있습니다. 각 아이의 행동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런 원칙을 알고 있어도 매 순간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피곤하고 바쁜 일상에서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면 부모가 먼저 지치니까요.
싸움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개입하면 좋을까
이미 싸움이 시작된 상황. 어떻게 끼어드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 달라집니다.
먼저,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따지는 것보다 두 아이의 감정을 각각 인정해 주는 것이 먼저인 경우가 많습니다. “네가 먼저 때렸지?”로 시작하면, 지목된 아이는 억울함을 느끼고 다음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기 쉽습니다.
상황별 대응 흐름
- 신체적 충돌이 있을 때 — 일단 물리적으로 분리합니다. 그 다음 각각의 이야기를 들어주되, 판사 역할보다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편이 낫습니다. “두 사람 다 속상했구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처럼 해결을 아이들에게 넘겨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 말다툼 수준일 때 — 바로 개입하기보다 잠시 지켜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이들끼리 타협하거나 양보하는 연습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한쪽이 일방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이면 개입이 필요합니다.
- 한 아이가 반복적으로 공격적일 때 — 그 아이를 ‘나쁜 아이’로 규정하기보다, 왜 그런 행동이 나오는지 맥락을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부모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마다 상태와 발달이 다르므로, 공격적 행동이 지속되거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소아과 전문의 또는 아동 상담 전문 기관과 이야기를 나눠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평소에 형제자매 관계를 좋게 만드는 작은 습관들
싸울 때의 대처도 중요하지만, 평소에 관계의 토양을 만들어두면 갈등이 생겼을 때 회복이 빠릅니다.
- 함께하는 놀이 시간 — 경쟁이 아닌 협력이 필요한 놀이(퍼즐 맞추기, 요리 돕기, 보드게임 중 협동형 등)를 가끔 제안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 서로에 대한 긍정적 언급 — “오늘 동생이 형 그림 보고 멋있다고 했어”처럼, 아이들이 서로를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말을 부모가 전달해 주는 방식입니다.
- 각자의 영역 존중 — 모든 것을 나누도록 강요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에게도 ‘이건 내 것’이라는 감각이 필요한 시기가 있어서, 꼭 나눠야 할 것과 각자 가질 수 있는 것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편이 좋습니다.
- 부모 자신의 감정 관리 — 아이들의 싸움에 부모가 감정적으로 휩쓸리면 상황이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도 지금 좀 화가 나서, 잠깐 쉬고 이야기하자”처럼 부모의 감정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아이들에게 감정 조절의 모델이 되기도 합니다.
자주 궁금해하는 것들
Q. 첫째가 둘째를 미워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첫째가 동생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흔한 반응이고, 그 자체가 비정상은 아닙니다. 다만 공격적 행동이 수주 이상 지속되거나 강도가 세지면, 육아종합지원센터나 소아 상담을 통해 점검해 보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Q. 터울이 많이 나면 싸움이 적은 편인가요?
터울에 따라 갈등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지만, 터울이 크다고 싸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터울이 크면 큰 아이가 “왜 나한테만 양보하라고 해요”라는 불만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이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부분입니다.
Q. 형제자매 싸움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해야 하나요?
신체적 위험이 있거나 한쪽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상황이면 즉시 개입하는 게 좋습니다. 그 외에는 잠시 지켜보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해 보게 하되, 감정이 너무 격해지면 중재에 나서는 정도가 일반적으로 권해지는 편입니다.
Q. 부모 상담이나 교육 프로그램 같은 게 있나요?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제 관계, 훈육법, 감정 코칭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도 하니 거주 지역 센터에 문의해 보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발달·교육 정보를 정리한 글입니다.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성향이 다르므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소아과 또는 발달 전문 기관에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받을 수 있는 곳:
• 육아종합지원센터 (지자체별 운영)
•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 central.childcare.go.kr
• 보건복지상담센터: 국번없이 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