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과자를 사달라며 바닥에 드러눕는 아이. 아침마다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현관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36개월 전후로 이런 장면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면 ‘내가 뭘 잘못한 걸까’ 하는 생각이 스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아이가 떼를 쓰는 건 생각보다 흔한 일이고, 아이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36개월 아이 훈육은 벌을 주거나 엄하게 꺾는 방식보다, 감정을 먼저 읽어주고 짧은 문장으로 기준을 알려주는 쪽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는 게 일반적인 방향입니다.
36개월 전후, 왜 갑자기 떼가 심해질까
만 2세에서 3세 사이는 아이가 ‘나’라는 존재를 강하게 인식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자기 의지가 생기는데, 그걸 말로 정교하게 표현하기엔 아직 어휘와 문장력이 부족하죠.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뜻대로 안 되니 몸으로 표현하는 겁니다. 울고, 소리 지르고, 바닥을 구르는 행동이 그래서 이 시기에 집중됩니다.
또 하나, 아이 입장에서는 세상의 규칙이 아직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왜 지금 과자를 못 먹는지, 왜 놀이터에서 집에 가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되니까 저항하는 거예요. 이건 반항이라기보다는 자기주장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마다 기질과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떼의 강도나 빈도는 천차만별입니다. 유독 심하다고 느껴지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오래 지속된다면 소아과 또는 발달 전문 기관에 한번 상담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36개월 아이 훈육, 기본 원칙부터 잡기
훈육이라는 말이 좀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시기 훈육의 핵심은 사실 간단합니다. 아이의 감정은 인정하되, 행동의 기준은 일관되게 지키는 것입니다.
감정과 행동을 분리해서 반응하기
‘화가 난 감정’ 자체는 나쁜 게 아닙니다. 하지만 ‘화가 나서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안 된다고 알려줘야 하는 거죠. 이 두 가지를 구분해서 말해주는 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 감정 인정: “과자 먹고 싶었구나. 속상하지?”
- 행동 기준: “그런데 물건을 던지면 다칠 수 있어. 던지는 건 안 돼.”
이렇게 두 문장으로 나누면 아이도 조금씩 ‘내 마음은 알아주는데, 이 행동은 안 되는구나’를 학습해 나갑니다. 물론 한두 번에 되는 건 아니에요. 같은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비슷한 톤으로 알려주는 일관성이 핵심입니다.
기준은 단순하게, 말은 짧게
36개월 아이에게 긴 설명은 잘 통하지 않습니다. “지금 과자를 먹으면 밥을 못 먹고, 밥을 못 먹으면 배가 고프고, 배가 고프면…” 이런 논리적 설명보다 “밥 먼저, 과자는 밥 다음에”처럼 짧고 명확한 문장이 더 닿는 편입니다.
규칙도 너무 많으면 아이가 혼란스러워합니다. 이 시기에는 정말 중요한 기준 몇 가지만 정해서 반복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면 ‘때리지 않기’, ‘위험한 곳에 올라가지 않기’ 정도로요.
떼쓸 때 실제로 써볼 수 있는 대화법
책이나 강의에서 배운 대화법이 현실에선 잘 안 먹히는 경우도 많죠. 그래도 몇 가지 방향을 알아두면 순간순간 조금은 덜 당황하게 됩니다.
1단계: 먼저 아이 눈높이로 내려가기
물리적으로 아이와 같은 눈높이까지 몸을 낮추고, 아이 눈을 보면서 말하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진정되는 속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서 내려다보며 “그만해”라고 하는 것과, 앉아서 눈을 맞추며 “화났구나”라고 하는 건 아이한테 전혀 다른 메시지로 전달됩니다.
2단계: 감정을 말로 대신 이름 붙여주기
아이가 아직 자기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걸 잘 못 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대신 언어로 표현해 주면 도움이 되는 편이에요.
- “놀이터에서 더 놀고 싶었는데 못 놀아서 속상한 거야?”
- “동생이 네 장난감 가져가서 화가 났구나.”
정확하게 맞추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고개를 젓거나 다른 반응을 보이면 “그럼 어떤 마음이야?”라고 한 번 더 물어봐 주는 것도 좋고요.
3단계: 선택지 주기
“안 돼” “하지 마”만 반복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막힌 느낌만 남습니다. 대신 제한된 범위 안에서 선택지를 주면 아이도 자기 의지를 발휘한 느낌을 받아요.
- “과자는 지금 안 되는데, 바나나랑 귤 중에 뭐 먹을까?”
- “어린이집 갈 시간이야. 걸어갈까, 안고 갈까?”
물론 아이가 “둘 다 싫어!”라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땐 억지로 끌고 가기보다,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한 번 같은 선택지를 제시해 보는 방법도 있어요.
이렇게 하면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어요
잘 되는 방법만큼이나, 피하면 좋을 반응도 있습니다.
떼쓸 때 감정적으로 같이 격해지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 상황이 더 무서워지고 혼란스러워질 수 있어요. 부모도 사람이니 화가 나는 건 당연한데, 가능하면 일단 한 호흡 쉬고 반응하는 게 낫습니다. 솔직히 이게 제일 어렵죠.
또 하나, “울음 그치면 사줄게” 식의 협상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아이가 ‘울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고 학습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아이 앞에서 보호자마다 기준이 다른 것도 혼란의 원인이 됩니다. 엄마는 안 된다고 하는데 할머니는 해준다면, 아이는 ‘누구한테 떼를 쓰면 되지’를 빠르게 파악합니다. 가능하다면 가족 간에 기본 기준을 미리 맞춰두는 게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너무 힘들 때, 어디서 도움받을 수 있을까
떼쓰기가 너무 격렬하거나, 한 번 시작하면 30분 이상 진정이 안 되거나, 자해 행동이 보이는 경우에는 기질이나 발달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유아 건강검진(생후 4개월부터 만 6세까지 무료로 받는 정기 검진) 결과를 참고하거나, 소아과에서 발달 상담을 요청해 보세요.
지역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양육 상담이나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센터마다 내용이 다르니 거주 지역 센터 홈페이지를 한번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36개월 훈육은 사실 부모의 인내심 훈련이기도 합니다. 오늘 한 말이 내일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같은 톤으로 같은 기준을 반복하는 것 자체가 아이한테는 안정감이 되어준다고 합니다. 잘하고 있는 거예요, 아마도.
이 글은 일반적인 발달·교육 정보를 정리한 글입니다.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성향이 다르므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소아과 또는 발달 전문 기관에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받을 수 있는 곳:
- 영유아 건강검진 결과에 따른 발달 정밀검사
- 육아종합지원센터 (지자체별 운영)
-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 central.childcare.go.kr
- 보건복지상담센터: 국번없이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