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을 때 ‘맘마’라고 해보라고 몇 번을 해봐도 아이는 그냥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한다. 같은 개월 수 또래가 ‘엄마’, ‘아빠’를 넘어서 두세 단어를 붙여 말하는 걸 보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진다. 18개월 즈음은 부모가 아이의 언어발달을 유독 의식하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또래와 단순 비교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지금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먼저다. 아이마다 상태와 발달이 다르므로, 구체적인 증상이나 케어 방법은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 글에서는 18개월 아기 언어발달이 걱정될 때 집에서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는 자극 놀이와, 전문 도움이 필요한 시점을 함께 정리해 본다.
18개월 아기 언어발달, 어느 정도가 ‘통상적’일까
발달 기준을 숫자로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보건복지부에서 안내하는 영유아 건강검진 문진표를 보면, 18개월 전후로 확인하는 언어 영역의 큰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 의미 있는 단어(엄마, 아빠, 맘마 등)를 한두 개 이상 사용하는지
- 간단한 지시(‘이리 와’, ‘앉아’)를 알아듣고 반응하는지
-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몸짓으로 표현하는지
말로 표현하는 단어 수가 적더라도, 어른의 말을 알아듣고 몸짓이나 표정으로 소통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면 ‘이해 언어’는 발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부르는 소리에 반응이 거의 없거나, 눈 맞춤 자체가 어렵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전문가 상담을 고려해 보는 편이 좋다.
말이 느린 아이에게 언어발달 자극 놀이가 도움이 될까
놀이 하나로 아이가 갑자기 말문이 트이는 건 아니다. 그래도 일상에서 말소리를 자주 듣고, 소통이 즐거운 경험이 쌓이면 아이가 언어를 시도하려는 동기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핵심은 ‘가르치겠다’는 마음보다 ‘같이 놀겠다’는 마음이다. 아이 입장에서 “이거 말해봐”라는 요구가 반복되면 오히려 입을 닫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순간에 짧고 분명한 말을 얹어주는 게 기본 방향이다.
집에서 바로 해볼 수 있는 18개월 언어발달 놀이 5가지
1. 실황 중계 놀이
아이가 하는 행동을 옆에서 짧은 문장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블록을 쌓으면 “쌓았네!”, 컵을 들면 “물 마실까?” 하는 식이다. 포인트는 아이의 시선과 행동을 따라가면서 말을 붙이는 것. 아이가 관심 없는 것을 설명해 봤자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2. 선택지 질문
“뭐 먹을래?”보다 바나나와 사과를 하나씩 들고 “바나나? 사과?” 하고 물어보면, 아이가 손가락으로라도 고르게 된다. 아이가 가리키면 “아, 사과!” 하고 단어를 또렷하게 한 번 더 들려준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아이가 소리를 흉내 내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3. 의성어·의태어 가득한 그림책 읽기
길고 복잡한 이야기보다, “쿵!”, “데굴데굴”, “짹짹” 같은 소리가 반복되는 보드북이 이 시기에 잘 맞는 편이다. 아이가 특정 페이지에서 멈추면 같은 소리를 과장되게 여러 번 들려준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고, 한 페이지에서 5분을 놀아도 괜찮다.
4. 까꿍·숨바꼭질 변형
수건으로 인형을 덮고 “어디 갔지?” 하고 잠깐 기다린다. 아이가 수건을 확 잡아당기면 “여기 있었네!” 하고 반응해 준다. ‘기대 → 놀라움 → 반응’이라는 감정의 흐름 안에서 아이가 소리를 내거나 옹알이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감정이 실린 순간에 말이 나오기 쉽다는 건, 어른도 비슷하지 않나.
5. 노래·손유희
‘곰 세 마리’, ‘머리 어깨 무릎 발’ 같은 짧은 동요를 부르면서 몸을 함께 움직이는 놀이다. 멜로디에 실린 단어는 아이 기억에 남기 쉬운 편이다. 노래 중간에 일부러 한 박자 멈추면, 아이가 다음 소리를 기대하며 옹알이로 채우려는 시도를 보이기도 한다.
놀이할 때 기억해두면 좋은 점 몇 가지
말을 ‘시키는’ 것과 ‘들려주는’ 것은 다르다. “○○ 말해봐”를 반복하면 아이에게 압박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소리를 내면 어떤 소리든 반갑게 반응해 주는 쪽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스마트폰이나 영상 콘텐츠의 경우, 일방적으로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는 쌍방향 소통 연습이 되기 어렵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꼭 영상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짧게 보여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따로 만드는 게 낫다.
그리고 하루 종일 놀아줘야 한다는 부담도 내려놓아도 된다. 밥 먹을 때 반찬 이름 한 번 더 말해주기, 목욕할 때 “물 따뜻하다~” 한마디, 이런 게 다 언어 자극이다. 특별한 교구가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전문 상담이 필요한 시점은 언제일까
영유아 건강검진(생후 4개월부터 만 6세까지 무료로 받는 정기 검진)은 18~24개월 구간에도 포함되어 있다. 검진에서 언어 영역이 ‘추적검사 필요’ 또는 ‘심화평가 권고’로 나온다면 크게 걱정부터 하기보다, 안내받은 대로 다음 단계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검진 시기 외에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소아과 상담을 먼저 받아보는 것을 권하는 편이다.
- 24개월이 지나도 의미 있는 단어가 거의 없는 경우
-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눈 맞춤이 거의 없는 경우
- 이전에 나오던 단어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
- 또래 아이나 어른과의 상호작용 시도 자체가 보이지 않는 경우
이런 신호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어떤 진단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다만 빠른 시기에 확인할수록 필요한 도움을 적절히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권하는 방향이다.
거주 지역의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무료 발달 상담을 운영하는 곳도 있으니, 가까운 센터에 문의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자주 묻는 질문
- Q. 18개월인데 ‘엄마’도 안 해요. 언어지연인가요?
A. 단어 수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아이가 소리를 내려고 시도하는지, 어른 말을 얼마나 이해하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걱정이 크다면 영유아 건강검진 일정에 맞춰 소아과에서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 Q. 언어치료는 몇 살부터 가능한가요?
A.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만 2세 전후부터 평가 및 치료를 시작하는 곳이 있다. 소아과 또는 발달 전문 기관에서 아이의 현재 상태를 확인한 후 필요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 Q. 영상(유튜브, TV)을 많이 보여줘서 말이 느린 걸까요?
A. 영상 시청 자체가 언어지연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방적인 시청 시간이 길면 쌍방향 소통 기회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영상 시간을 조절하고 대화 시간을 늘리는 방향을 소아과에서 권하는 경우가 많다. - Q.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쓰는 가정인데, 말이 느릴 수 있나요?
A. 이중 언어 환경에서 초기에 한 언어의 단어 수가 적게 느껴질 수 있지만, 두 언어를 합쳐서 보면 발달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 부분도 발달 전문가와 상의하면 보다 정확한 판단을 받을 수 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발달·교육 정보를 정리한 글입니다.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성향이 다르므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소아과 또는 발달 전문 기관에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받을 수 있는 곳:
- 영유아 건강검진 결과에 따른 발달 정밀검사 (거주지 보건소 문의)
- 육아종합지원센터 (지자체별 운영) — central.childcare.go.kr
- 보건복지상담센터: 국번 없이 129